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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남북 대화 재개 가능성에 야권 시선 ‘3당 3색’

기사승인 2018.01.02  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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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러운 김정은의 유화 제스처에 ‘野 반응’ 엇갈려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는 9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회담을 하자고 북한에 제의하고 있다. ⓒ통일부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미국을 향해 핵을 포기할 뜻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한편으로 우리 정부에게는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표명하는 의외의 반응을 내놓으면서 벌써 정치권에선 남북 관계 개선의 전기가 될 것인지, 화전양면전술인지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그간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거듭 천명해왔던 우리 정부에선 즉각 판문점에서 고위급 당국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는데, 아직 북측에선 답변이 없는데다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이 같은 대응을 놓고 비판을 쏟아내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 2년여만의 남북회담 재개 가능성에 정치권 촉각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일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된 육성 신년사에서 “남조선에서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성과적 개최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런 견지에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평창 올림픽 참가 의지를 내비쳤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은 “동결상태인 북남관계를 개선해 뜻 깊은 올해를 사변적 해로 빛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고 회담에 응할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남 간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두어야 하며, 미국의 핵장비를 끌어들이는 행위를 일체 집어치워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달아 갑작스런 유화적 제스처에 대한 의도를 놓고 정치권이 각자 다른 해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일단 취임 초부터 북한과 대화하려는 의사를 피력해왔던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파견과 당국회담 뜻을 밝힌 것은 평창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의 획기적 계기로 만들자는 우리 제의에 호응한 것”이라며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남북 대화를 신속히 복원하고 북한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후속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이에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관계부처들은 당장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논의한 끝에 같은 날 오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오는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다”며 “일차적으로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측 대표단이 참가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 보수야권, 정부의 남북 대화 재개에 맹비난
 
이런 정부 입장과 마찬가지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까지 반색하고 나오자 야권에선 이런 제안을 놓고 서로 저마다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는데, 보수정당을 중심으로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반면 통합 문제로 내홍에 휩싸인 국민의당에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도 이들과는 온도차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새해 벽두부터 신년인사회에서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도 등장하는 그런 세상이 됐다”며 색깔론을 들고 나왔던 홍준표 대표의 자유한국당에선 1일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논평으로 “북한의 전면 핵폐기 선언이 전제되지 않는 평화 운운은 위장 평화공세에 불과하다. 이중적 행태”라며 “이러한 기만적 기원과 제안의 진정성을 믿을 대한민국 국민은 결단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이 뿐 아니라 장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더 이상 북한에 대한 대화 구걸을 멈추고 현실을 직시하라”며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을 우롱하는 얄팍한 위장 평화 공세에 속아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핵 위기에 노출시켜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김성태 원내대표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북한의 인식변화는 김정은 신년사에서 아무 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핵보유국의 지위로서 여유를 과시하려고 하는 입장이지 지금의 남북 간 냉각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 변화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김정은 신년사를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김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와 북핵 억제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강구해 착실한 실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결집된 힘으로 대응해줘야 한다”며 “아마추어 정권이 허술하고 섣부르게 남북관계 메시지를 낸다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많은 엇박자가 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하루 뒤엔 홍 대표까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김정은 신년사와 관련, “남남갈등을 초래하고 한미갈등을 노린 신년사”라며 “그런 신년사를 두고 청와대와 정부가 반색하며 대북대화의 길을 열었다고 환영하는 건 북의 책략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DJ,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10년이 북핵 개발의 자금과 시간을 벌어준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대화 구걸정책은 북핵 완성시간을 벌어줄 것이다.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대북대화에 나서려는 정부에 맹공을 퍼부었다.
 
뒤이어 같은 당 염동열 최고위원 역시 “북이 핵 대량 생산을 하며 겁박하는데 이어 평화를 언급하는 이중행태는 전형적인 양면전술”이라며 “궁지에 몰린 북한이 핵무장 시간벌기용으로 위장평화 카드를 꺼낸 건 아닌가”라고 김정은 신년사의 저의를 의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오후에 북한에 고위급 회담을 제의하자 한국당에선 “이미 우리 국민들은 지금까지 오랜 기간 북한을 지켜봐 왔다. 북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대화와 협상은 북핵 완성의 시간 끌기에 협조하는 것”이라며 “어설픈 남북회담은 북한의 위장평화 공세에 부화뇌동하며 말려드는 꼴 밖에 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한층 격한 논평을 내놨다.
 

   
▲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바른정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시사포커스제공


또 다른 보수야당인 바른정당에서도 이에 대해선 한국당과 한 목소리를 냈는데,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김정은 신년사가 나온 1일 논평에서 “대화의 전제 역시 미국의 무모한 북진에 가담하지 말고 남북 간 대화하자는 것이다. 한미동맹을 남남 갈등으로 와해시키려는 의도”라며 “북한의 대화 제의는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유 대변인은 “이런 말에 정부가 부화뇌동해선 안 된다. 대화 제의가 레드라인 앞에서 마지막 시간벌기여선 안 된다”며 “국제사회가 결의한 대로 북한에 대한 일관된 제재와 압박을 늦춰선 안 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비단 김정은 신년사 외에도 바른정당에선 유승민 대표가 2일 문 대통령 신년사에조차 “신년사 어디에도 북핵, 북미사일, 한미동맹 그리고 안보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겠다는 건지 일언반구도 없다. 안보위기란 단어는 단 한 번만 썼다”며 “이 정권의 안보정책 실상이 어떤지 알아야 한다. 정부는 올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북의 핵과 미사일을 없앨 건지 아니면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권성주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정부의 대북회담 제안을 꼬집어 “우리 정부가 자칫 올림픽 성공 개최라는 근시안적 목표에 혈안이 돼 안보의 운전대를 북에 쥐어줘선 안 된다”며 “이 회담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운전대가 완전히 북한으로 넘어가진 않을지 염려된다. 올림픽 성공 개최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의 주도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 국민의당, 통합 앞두고 안보 사안엔 바른정당과 ‘이견’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시사포커스 제공


이처럼 바른정당이 김정은 신년사는 물론 정부의 대북대화 움직임에도 부정적 반응을 드러낸 가운데 이들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당에선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지는 발언이 나와 양당 간 정체성 차이를 여전히 보여줬는데, 통합파 수장격인 안철수 대표는 1일 현충원 참배 직후 김정은 신년사에서 대해 “국제적 공조와 강한 제재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창으로 끌어내야 한다”며 “정부와 함께 대북 정책에 대해 공조하고 저희가 필요한 부분은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일견 압박에 무게를 둔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안 대표는 보수야당들과 달랐는데,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환영한다”고 평해 유 대표 측과 확실한 시각차를 보였다.
 
당 차원에서도 2일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 논평에서 “북한의 통남봉미 정책으로 한미동맹의 빈틈과 이간책에 대해선 굳건한 한미동맹 강화 방안 등 문재인 정부는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의 남북 당국회담은 한반도 긴장완화를 통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북한의 성의 있고 긍정적인 화답을 기대한다”고 기대를 드러내 현 시점에서 이뤄지는 대화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 보수야당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를 취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아직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보내오지 않고 있어 김정은이 던진 대화 국면 전환 시도가 정부여당의 대화노선을 살려낼 패가 될 것인지, 도리어 야당에 ‘외교 실패’로 공격받게 될 구실이 될 것인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민규 기자 sisasinmun8@sisasinm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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