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 및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 지속

▲ 현대차는 SUV 차급 공략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주요 볼륨 차종 상품성 강화를 기반으로 판매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시사신문 / 김용철 기자] 현대자동차가 8년여 만에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로 하반기 생산성 회복에 발판을 마련했음에도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 및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중심의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인해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힘든 하반기가 전망되고 있다.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26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올해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에 이어 이날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조인식을 갖고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노사가 여름휴가 전 단체교섭을 마무리한 건 지난 2010년 이후 8년 만으로 하반기 생산성 회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그동안 현대차 노사는 임단협이 장기화되거나 지난해처럼 창사 이래 최초로 해를 넘기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로 인한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파업은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1994년, 2009~2011년 등 네 차례를 제외하고는 연례행사가 됐고 이에 따른 누적 생산 차질 규모만 150만여 대에 달한다. 누적 매출 손실은 약 20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올해 임단협은 2010년 이후 8년 만에 여름휴가 전 타결되면서 생산 차질 가능성을 없앴을 뿐더러 파업에 따른 피로감도 줄었다.

불안 요소를 줄였다는 점에서 하반기가 기대되고 있지만 대외 경영 환경에 좋지 않아 실적 향상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현대차는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수익성이 악화되 우울한 하반기를 맞이했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4.5% 늘어난 224만 1530대 판매를 기록했다. 반면 매출은 47조1484억 원(자동차 36조2414억 원, 금융 및 기타 10조9070억 원), 영업이익 1조632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 37.1%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1조5424억원으로 33.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5%로 1.9%포인트 하락했다.

하반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폭탄의 실행 여부다.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통상 압박에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의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 여부에 따라 관세 부과 방침 결정을 내린다.

일단 글로벌 자동차 업계 외에도 미국 업계까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우군이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트럼프 정부가 EU와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던 조치를 유예한 점도 희망적 요소다. 하지만 무역협상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관세 유예 조치를 거둬들이면 관세폭탄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현대차의 미국 수출길에 큰 타격을 입게 되며 판매량 감소 및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가장 큰 위협은 미국의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며 “실제 관세가 매겨지게 되면 수조원데 달하는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현대차는 2조236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 한해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에 해당 하는 수치다. 하이투자증권도 현지 판매 차량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을 달러당 1,135원의 환율을 적용해 추정한 결과 현대차는 약 1조4,400억원(12억6,735만달러) 관세 부담액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SUV 차급 공략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주요 볼륨 차종 상품성 강화를 기반으로 판매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국내시장에 먼저 선보인 후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신형 싼타페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면서 “싼타페의 글로벌 판매 호조가 기대되는 만큼, 하반기 판매 회복세 지속 및 이를 바탕으로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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