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 "공기업 자산은 국민의 소중한 혈세로 운영...매우 방만하게 운영"

[시사신문 / 이영진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내부자산을 제각처리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업무착오들로 지난해에 326억원의 제각손이 과다계상된 것으로 밝혀져 한전의 느슨한 자산관리 실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총 3,967억원의 제각손을 기록했는데 이 중 326억원에 해당하는 자산이 단순한 업무실수 때문에 과다계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각은 기업의 유형자산이 내용연수 경과와 경제성 상실 등 기타 제반요건에 의하여 당초의 취득목적에 계속 사용이 불가능할 경우 유형자산 계정에서 감액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 중 내용연수가 경과하기 전 고정자산을 철거하는 것을 제각손이라 칭한다.

한전의 ‘재무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유형자산을 제각하면서 제각자산을 저장품으로 입고할 경우 장부가액과 저장품 가액과의 차액은 제각손실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공사감독은 제각되는 자재내역을 확인하고 배전선로정산조서를 정확히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제각처리 중 실효계기교환공사(내용연수가 만료된 전력량계를 교환하는 공사)과정에서 3,440건 257억원의 제각손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 제각손이 발생한 경로를 감사한 결과 배전선로 정산조서를 작성하는 영업정보시스템의 DB에 기록되어 있는 자산의 정보와 실제 운영 중인 설비의 자산정보, 수량 등이 일치하지 않아 제각손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대전충남지역본부의 경우 제각처리 내역 중 1,000만원 이상 제각손이 발생한 공사의 제각처리 내역을 확인한 결과, 실제 철거된 콘크리트전주보다 제각수량을 과다하게 입력하여 제각손을 크게 발생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손실을 기록한 공사건은 전체 13건이며, 과다계상된 금액은 3억306만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전이 배전자산을 제각처리한 내역 중 단위수량당 제각손이 2,000만원 이상 발생한 경우를 조사한 결과, 72건의 배전공사 중 가스절연개폐장치 등 13개 품목 84개 장비에 대한 제각손이 66억8,490만원 과다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역시 감사결과 배전자산을 취득하면서 특정 자산에 몰아 취득을 하거나, 수량을 적게 입력하여 취득하는 등 업무처리 시 착오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이와 같은 제각손 과다계상 사례가 자산의 취득이나 제각과 관련한 업무미숙, 중요성에 대한 인식부족 등이 과다발생의 주요원인으로 파악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에 이 의원은 “아직 처분할 대상이 아닌 자산 326억원어치가 단순착오로 손실이 났다는 점은 매우 분개할 일이다”라며 “공기업의 자산은 결국 국민의 소중한 혈세로 운영되는 것인데 한전은 이를 매우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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