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남성의 61.5% 수준 여성 평균 급여...임원 여성비율 1.9% 불과

▲ 지난 12일 DB금융투자가 사내 주요 부서 인력 채용을 진행하면서 지원 자격을 남성으로 한정해 논란을 일으켰다. ⓒDB금융투자

 

[시사신문 / 김은지 기자] DB금융투자가 사내 주요 부서 인력 채용을 진행하면서 지원 자격을 남성으로 한정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소재 한 유명 대학 홈페이지에 지난 9일자로 게재된 DB금융투자의 채용공고에는 DB금융투자의 투자금융본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부서에서 인턴사원을 채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DB금융투자 측이 지원자의 자격을 90년대 이후 출생한 ‘남성’으로 한정했다는데서 불거졌다. 이를 통해 증권사의 남성 지원자에 대한 선호 현상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기업금융과 관련된 해당 부서는 정직원 기준으로 증권사 내에서도 급여가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지원자들에게 증권사의 주력 업무 부서에서 경력을 쌓을 기회를 박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정규직 채용 공고가 아닌 인턴이라지만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인데 대놓고 남성만 우대하는 건 명백한 차별이며 인턴 공고에 반영된 차별 기조가 정규직 채용에서라고 다르겠냐고 하소연했다. 또한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며 이렇게 대놓고 성차별을 하는 증권사들이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번의 DB금융투자의 채용 방식에 대해서는 ‘구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성별을 명시해서 채용 공고를 내는 경우는 업계에서도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해당 부서는 사실상 남성만을 우대할 직무상의 이유도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사팀과 실무부서 간 협의 중에 정리가 잘 안 된 내용이 공고로 나간 실무적 사고가 있었다며 당사는 관련 성차별 금지법을 엄격히 준수하며 채용을 진행하는데 이런 사고가 나서 당혹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DB금융투자는 해당 공고가 올라간 학교들에 대해서는 삭제 요청을 하고 다시 공고할 것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실무자들을 상대로 철저히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의 여성 직원 평균 급여는 남성의 61.5% 수준이며 여성 임원 비율도 1.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임금 직군인 실무부서 내 성비도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KB증권에 여성 대표가 선임되면서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임원 51명 중 여성 임원은 단 2명인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