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 국힘 안 가”…하태경 “여론조사로 당 대표 뽑아야”…금태섭 “尹 올 당 만들 것”

▲ 윤석열 전 검찰총장(위)과 (아래 좌측부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중),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비쳐졌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까지는 이제 1년도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정계 입문 시점을 놓고 여전히 장고하는 모양새다.

지난 2일 재보선 사전투표 참여 이후 공개 행보가 없던 윤 전 총장은 13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여야 모두 당내 개혁이나 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상황 아닌가. 내가 어떻게 할지 정리가 돼야 만날 수 있지 않느냐”며 “정치권 인사와 만나게 되면 밥만 먹고 헤어질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윤사모)이란 단체가 지난달 27일 ‘다함께자유당’ 중앙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고, 재경 충청 출신 인사들도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에 모여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윤공정 포럼(상임공동대표 윤진식 전 의원, 조성정 삼대인 홍삼 회장) 발대식을 여는 등 윤 전 총장을 향한 러브콜은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는데, 당장 유력한 야권 대선후보가 없는 정치권에서도 저마다 윤 전 총장을 포섭하기 위한 영입 경쟁에 벌써부터 돌입한 상황이다.

일찍이 보궐선거 전부터 ‘별의 순간’을 언급하면서 ‘킹메이커’로서 윤 전 총장을 도울 가능성을 내비쳐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보궐선거가 끝나고 당을 떠난 지 닷새 뒤인 지난 13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에 안 갈 것 같다. 아사리판에 가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라며 국민의힘 측에 견제구를 던졌고, 오는 16일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서울시장 제3지대 후보 단일화 경선을 벌였던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금 전 의원도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 내용을 올리면서 윤 전 총장에 러브콜을 보낸 바 있는데, 해당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반문 선거하자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대선은 국민 개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분노만으로는 찍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과는 기본적으로 생각이 다른 측면도 있어 저는 들어갈 생각이 없다. 윤 전 총장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정치할 생각이 있다면 들어올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윤 전 총장을 위한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선 김 전 위원장도 “금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윤 전 총장이)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 강한 대통령이 될만한 사람이 나오면 당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가게 돼 있다”고 호평을 보낸 만큼 오는 16일 윤 전 총장을 위한 신당 구상과 관련해 금 전 의원과 의견을 나눠보려는 것으로 비쳐지는데, “5월쯤 되면 무슨 빛이 보이지 않을까”라는 김 전 위원장의 전망대로 윤 전 총장의 발걸음이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국민의힘에선 권영세 의원이 14일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것은 훌륭한 분이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날선 반응을 내놨는데, 한편으로는 국민의힘 역시 어떻게 윤 전 총장을 자당으로 끌어들일지 고민에 빠지면서 같은 날 하태경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심만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니 100% 국민전당대회로 당 대표를 선출하자. 이번 보궐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청년들과 중도층 민심을 반영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하고, 그래야 윤 전 총장 합류도 가능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 전 의원의 통합도 수월해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야권이 윤 전 총장을 앞 다투어 자당으로 데려가겠다는 의사를 적극 드러내고 있지만 대선후보로서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조금 복잡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0~11일 전국 유권자 1016명에게 실시한 ‘대통령감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물’ 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전 총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보다 0.1%P 적은 22.7%로 2위를 기록할 만큼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다.

여기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9~10일 전국 유권자 1014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윤 전 총장이 유력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5%가 단지 ‘유력 야권 후보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내년 대선에서 끝까지 완주할 수 있으리라 보느냐는 질문에도 완주할 것(39.3%)이란 답변보다 완주하지 못할 것(46.5%)이란 비율이 더 높게 나오는 등 회의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과연 윤 전 총장이 고심 끝에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